1. 두 소설은 모두 “욕망”에서 시작한다
겉으로 보면 두 작품은 전혀 다르다.
- 『주홍글씨』: 불륜과 죄, 도덕의 이야기
- 『변신』: 인간이 벌레로 변하는 기괴한 이야기
하지만 깊이 들어가면, 두 소설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.
욕망은 죄인가, 생명력인가?
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.
욕망을 어떻게 다루었는가?

2. 『주홍글씨』: 욕망을 밖으로 드러낸 사람과 안으로 숨긴 사람
🔴 헤스터 프린 – 욕망을 책임지는 방식
헤스터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.
- 사랑을 선택했고
- 벌을 공개적으로 감당했고
- 그 대가를 삶 전체로 짊어진다
그 결과,
욕망은 파괴되지 않는다.
승화된다.
주홍색 A는
- 낙인 → 능력 → 존엄의 상징으로 변한다.
👉 욕망을 드러냈기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,
그 고통은 삶으로 이어지는 고통이었다.
⚪ 딤즈데일 – 욕망을 숨긴 대가
딤즈데일은 욕망을 감춘다.
- 사회적 존경을 유지하고 싶었고
- 도덕적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했고
- 결국 욕망을 침묵 속에 가둔다
그 결과,
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.
안에서 썩는다.
👉 『주홍글씨』는 말한다.
숨긴 죄는 사람을 파괴한다.
3. 『변신』: 욕망은 남아 있었지만, 표현할 언어와 자리가 사라진 경우
『변신』에서 그레고르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.
문제는 숨길 필요조차 없을 만큼, 아무도 그의 욕망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.
- 그는 여전히 그림을 지키려 하고
- 음악에 반응하고
- 가족을 이해하고
- 연결되길 원한다
하지만 그는
- 말할 수 없고
- 설명할 수 없고
- 증명할 수 없다
욕망은 살아 있으나,
욕망을 사회가 인식할 언어가 사라진 상태다.
👉 그래서 그레고르는 죄인이 아니라
투명 인간이 된다.
4. 결정적 차이: 욕망의 ‘도덕성’이 아니라 ‘구조’
| 구분 | 주홍글씨 | 변신 |
| 욕망의 상태 | 사회적으로 금지됨 | 사회적으로 무의미해짐 |
| 욕망의 처리 | 드러냄 vs 숨김 | 인식 불가 |
| 결과 | 승화 or 붕괴 | 소멸 |
| 비극의 원인 | 위선 | 쓸모 중심 사회 |
『주홍글씨』의 비극은
욕망을 숨긴 개인의 선택에서 비롯된다.
『변신』의 비극은
욕망을 인식하지 않는 사회 구조에서 비롯된다.
5. 은퇴 이후의 삶과 정확히 겹치는 지점
이 두 작품이
은퇴를 앞두거나, 이미 일을 내려놓은 사람에게
유독 깊게 들어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
은퇴 이후 우리는 종종 이렇게 된다.
- 욕망은 남아 있는데
- 설명할 직함은 없고
- 결과를 요구받지 않으면
- 스스로도 욕망을 사치처럼 느낀다
이때 많은 사람이 선택한다.
- 딤즈데일처럼 욕망을 숨기거나
- 그레고르처럼 욕망을 말하지 않거나
하지만 두 소설은 같은 경고를 한다.
욕망을 죄로 만들거나,
쓸모로만 평가하는 순간
인간은 무너진다.
6. 두 소설이 함께 남기는 하나의 문장
욕망은 문제가 아니다.
욕망을 다루는 방식,
욕망을 허용하는 구조,
욕망을 말할 수 있는 언어가 문제다.
『주홍글씨』는 말한다.
욕망은 책임질 수 있다.
『변신』은 말한다.
욕망은 설명하지 못하면 사라진다.
마무리하며
이 두 작품을 함께 읽으면
문학은 더 이상 옛이야기가 아니다.
그건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.
- 직함이 사라진 뒤에도
- 생산성이 낮아진 뒤에도
- 설명할 말이 줄어든 뒤에도
우리는 여전히 묻게 된다.
욕망을 가진 채
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?
답은 하나다.
욕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,
욕망이 숨 쉴 자리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.
그게
『주홍글씨』가 보여준 존엄이고,
『변신』이 끝내 허락받지 못한 삶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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