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,500만 원을 넘겨 인출하는 순간, 계산이 달라진다
연금저축 이야기를 하면 늘 같은 말이 따라온다.
“연말정산 때 13.2%나 돌려받는데, 이만한 절세 상품이 어디 있냐”는 말이다.
맞는 말이다.
특히 연봉 5,500만 원을 넘는 중간관리자급 직장인이라면 이 말이 더 실감 난다.
이 구간은 소득세율 16.5%~26.4%에 해당하고,
연금저축 납입 시 13.2% 세액공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.
그래서 이 글 역시
고소득자도, 저소득자도 아닌
가장 많은 사람들이 속한 현실적인 기준선,
즉 세전소득 5,500만 원 초과 직장인의 입장에서 쓰였다.
문제는 그다음이다.
“이 돈을 나중에 꺼낼 때도
지금만큼 유리할까?”

연금저축의 장점은 앞에 있고, 부담은 뒤에 있다
연금저축은 구조적으로 보면 아주 정직한 상품이다.
불입할 때 혜택을 주고,
나중에 꺼낼 때 과세한다.
문제는 대부분의 설명이
불입 시점에서 멈춘다는 점이다.
정작 더 중요한 인출 시점의 계산은
나중 일로 밀려난다.
그리고 그 ‘나중’은
대개 은퇴 이후,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 온다.
1,500만 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기준이 아니다
연금저축에서 연 1,500만 원은 상징적인 숫자다.
이 선을 넘느냐, 넘지 않느냐에 따라
연금의 성격이 달라진다.
- 1,500만 원 이하
→ 저율 분리과세
→ 세율도 낮고, 부담도 제한적이다 - 1,500만 원 초과
→ 과세 방식 선택
→ 하지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
초과분만 과세되는 것이 아니다.
1,500만 원을 넘는 순간,
인출액 전체가 하나의 과세 체계로 묶인다.

연 2,400만 원을 인출하면, 생각보다 많이 빠진다
현실적인 숫자를 하나 들어보자.
연금저축에서 연 2,400만 원을 인출한다고 가정해 보자.
대부분 이 경우 분리과세(16.5%)를 선택한다.
계산은 단순하다.
- 2,400만 원 × 16.5%
= 396만 원
여기까지만 보면
“세액공제 받은 걸 생각하면 감당할 만하다”고 느낄 수 있다.
하지만 이 계산은
아직 절반도 끝나지 않았다.
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이야기, 건강보험료
이쯤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.
연금저축의 원천이 되는 돈은
현역 시절의 근로소득이다.
그리고 이 근로소득에는 이미
국민건강보험료가 납부되어 있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
은퇴 후 연금저축에서 연금을 인출하면
이를 다시 연금소득으로 간주해
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구조는
일부에서는 이중부과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.
다만 이 글에서는
이 제도가 옳은지, 그른지를 따지기보다는
현재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기준에 따라
얼마를 부담하게 되는지만 보려고 한다.
연금저축 인출에 붙는 또 하나의 비용
현재 기준으로 보면
연금소득에는
- 건강보험료
- 장기요양보험료
가 함께 부과된다.
두 항목을 합치면
실질 부담률은 약 8% 수준이다.
연 2,4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
- 2,400만 원 × 8%
≈ 192만 원
이 금액은
인출한 해가 아니라
다음 해부터 1년간 매달 고정으로 부과된다.

결국, 2,400만 원을 꺼내 쓰면
정리해 보자.
- 연금소득세: 396만 원
- 건강보험료·장기요양: 192만 원
합계는
588만 원
2,400만 원을 인출했지만
실제로 손에 남는 돈은
약 1,800만 원 수준이다.
체감 부담률은
25%에 가깝다.
같은 돈을 해외주식에서 꺼내면 결과는 달라진다
같은 2,400만 원을
해외주식(또는 해외 ETF) 매도차익으로 만들었다면
과세 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.
- 양도소득세 22%
- 연 250만 원 기본공제
- 건강보험료 없음
계산하면
- (2,400만 – 250만) × 22%
≈ 473만 원
세금만 보면 연금저축보다 많아 보인다.
하지만 여기에는 건강보험료가 없다.
그래서 최종적으로 손에 남는 돈은
오히려 해외주식 쪽이 더 많다.
이 이야기가 말해주는 것
이 글의 결론은
“연금저축이 나쁘다”가 아니다.
연금저축은 여전히
- 불입 시점에는 강력한 절세 수단이고
- 연 1,500만 원까지는 매우 효율적이다
다만 분명한 한계가 있다.
연금저축은
많이 모을수록 좋은 계좌가 아니라
정해진 만큼만 꺼내 써야 하는 계좌다.
중간관리자에게 연금저축은 이렇게 쓰는 게 맞다
- 불입 단계에서는
→ 13.2% 세액공제를 충분히 활용하되 - 인출 단계에서는
→ 연 1,500만 원을 넘기지 않는다 - 초과 생활비는
→ ISA 만기 자금이나
→ 해외주식 매도차익으로 보완한다
마무리하며
연금저축의 진짜 수익률은
세액공제율이 아니라
인출 전략에서 결정된다.
연봉 5,500만 원을 넘는 직장인이라면
연금저축은 반드시 고민해야 할 계좌지만,
그만큼 더 조심해서 다뤄야 할 계좌이기도 하다.
이제 질문은 하나다.
“나는 연금저축을
언제, 얼마씩 꺼낼 것인가?”
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 상태에서
연금저축을 계속 쌓는 것은
생각보다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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